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ㅊ
2000년대 중반에 단종되었던 에르메스 에르백은 2009년도에 재발매가 됩니다 ; 그러면서 다양한 사이즈, 다양한 컬러를 내놓기 시작햇습니다.
그리고 등판의 주머니가 달렸고, 캔버스는 기존의 거친 느낌에서 좀 곱게 바뀌었습니다. 참, 그리고 여분백 대신 파우치를 넣어주었죠.
한 15살 정도 먹은 이 다홍색 에르백PM은 살짝 낡은 맛이 아주 좋아서 바잉했습니다.
실제로 일본에서는 사용감 있는 에르메스를 더 쳐준다고 안은진이 그랬는데ㅋㅋ 아마 자기 백이 낡아서 그렇게 우기는게 아닌가 합리적 의심이 듭니다.
아무튼 이런 심리랑 비슷한거 아니겠습니까? 빈티지 롤렉스 P 주고 샀으면서, '어, 이거 아버지가 물려주셨어-' 이러는 심리.
'어, 넌 돈 모아서 새 거 샀니? 난 원래 부자집이라 그냥 할머니가 쓰던거 든 거야!' 이런 심리.
뭐 일본이야 어쨋던간에 수박은 언제나 곱게 낡은 걸 편애합니다.
오늘은 이 가방의 고운 색감을 잘 담아내지 못 했습니다. 맨질 맨질한 가죽의 촉감과 페이딩 된 캔버스의 느낌이 너무 잘 어울리는게 아닌가 싶네요.
저는 기본적으로 좀 비어있는 듯한 감도를 좋아합니다.
그런 디자인 중 존재감이 없는 것도 물론 있지만, 게중에 존재감이 있는 것들은 있는 것들은 오~래 간다는 거.
비어 있는 감도 중에서도, 자기 주장이 연한 느낌을 좋아합니다. 감도를 비워 놓은 것 중에서도 자기 주장이 강한 결이 있는데(고감도 편집샵 같은), 저는 그것보다는 잠잠한 편을 더 선호합니다.
매일 운전을 2시간 이상하고, 휴대폰을 7시간씩하고, 노가다를 10시간씩 하는 저에게 잠잠하다는 표현은 너무나 중요합니다.
생활이 그러하지 못 하니, 입고 들고 쓰는 것이라도 잠잠하길 바라나 봅니다. 게다가 저는 자기 주장도 강한 사람이라서요.
'소극적인 것'과 '잠잠한 것'은 다르죠 ; 잠잠함은 자신감에서 나옵니다. 에르메스의 자신감은 말해 뭐하겠습니까.
브랜드를 팔지 대기업에 매각시키지 않은 그들의 배짱과 여러 엉뚱한 플레이들! 그러니 이 브랜드를 수박이 편애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.
* 뒷면에 얼룩이 묻은 건 아닌데, 페이딩 때문인지 컬러가 일정치 않음. 앞면은 일정함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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