STILL project ; some things need to be left as they are.
오늘은 포스터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고 퇴근하고자 합니다.
정진이의 사진 수 천 장 중에서 딱 3장을 함께 골라 포스터로 출력했습니다. '전주역'은 좀 쨍하면서도 기차역이라는 컨텍스트가 주는 아쉬움 같은게 있었고, '빨래 너는 엄마'는 꼭 우리 엄마 같기도 하고 괜히 짠했습니다. 오래된 아파트 뒷마당에 늙은 나무들이 노란 꽃을 터트린 '반포 할머니'는 뭔가 생활스럽게 아름다웠달까.
저 개인적으로는 전주역부터 꽂혀서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고, 빨래 너는 엄마에서 한 동안 푹 빠져 있다가, 반포 할머니를 누리고 있는 중입니다. 이 세 사진 중 어느 하나도 공간 안에서 (인테리어로서)스트라이커 역할을 하지 못 할지도 모릅니다. 근데 오래 두고 보아도 물리지 않고 편안할 꺼라고 생각이 들더라구요. 슥 수박스럽게 툭!
한국의 정서는 '정과 한과 막'에 있다고, 저는 혼자 생각하고 있습니다. 저 셋의 교집합에는 '생활'이 있지요. 정진씨의 이 세 사진은 '정과 한과 막'이 조금씩 묻어납니다. 한국을 떠나 부모를 떠나 오래 타지 생활했던 작가의 작품에서 이런 한국적인 정서가 묻어나는게 좀 신기했는데, 반대로 생각해보니 당연한건가 싶었습니다.
현재 한국 작가의 작품을 산 다는 건 진짜 최고로 럭셔리한 일 아닙니까?! 게다가 맘만 먹으면 그 작가랑 DM으로 수다도 주고 받을 수 있는데?!ㅋ 그야말로 럭셔리 캐쥬얼 아니냐 이겁니다. 아무튼 포스터 팝니다, 포스터 사세요.
🍉 빨래너는 엄마 (2021) 🍉 반포 할머니 (2021) 🍉 전주역 (2022)
🍉 카메라 기종: 라이카 mp 🍉 필름: 코닥 울트라맥스 400 🍉 출력: 자가 스캔, 디지털 프린트 사진전용 pearl 텍스쳐 용지 🍉 A1 사이즈 🍉 ₩70,000원 🍉 DM으로 지관통에 넣어서 택배로 발송해드립니다!
아래로는 matt choi의 작품 설명입니다. 사진을 먼저 감상하시고 글을 읽으셔도 좋고, 글을 먼저 읽고 사진을 감사하셔도 좋습니다.
더 이상 기차를 타도 유년기 시절 느낀 설레임은 없습니다. 어린 시절 할머니 댁을 가기 위해 이른 오전 기차를 타면 기존의 일상에서 벗어나는 해방감을 느꼈습니다. 그 당시 기차들은 지금과 같이 빠르지 않아 지나치는 역들을 보다 보면 늦은 오후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. 세월 속에서 많은 역들의 모습이 달라졌지만, 따듯한 햇빛을 받으며 고즈넉한 모습을 간직한 전주역은 아직도 그 곳을 지키고 있습니다. 전주역은 제 유년시절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장소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.
곧 예순을 바라보시는 어머니는 빨래를 널고 계십니다. 타지생활 후 돌아온 한국에서 가족과 생활하는 저에게, 어머니는 다양한 형태로 조건 없는 사랑을 베풀어주셨습니다. 익숙하지만 결코 당연하지 않은 소중한 마음과 그에 따른 감사함. 그 모습과 감정이 가장 잘 보이는 순간을 사진에 담아보았습니다.
ㅁ 반포 할머니 (July 2021) Kodak Ultramax 400, Leica MP
어릴 적 할머니를 뵙기 위해 전철을 타고 놀러 갔던 반포 아파트는 20년만에 찾아가도 그 자리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. 하지만 아파트와 달리 지금 할머니는 그 곳에 계시지 않습니다. 생전 할머니께서 제게 주신 관심과 애정을 지금은 이 노란 꽃이 대신 전해 주고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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